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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다 해주는데… 우리 팀 신입은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작성자: 이무룡 | 2025-08-01

AI가 다 해주는데… 우리 팀 신입은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목차

얼마 전 입사한 신입사원에게 빌링팀에서 정리한 데이터를 활용해서 상반기 플랫폼 매출 보고서 작성을 요청했습니다. 과거에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초안을 작성하고, 리더와 여러 번의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방향을 수정하는 데 며칠씩 걸리던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신입사원은 단 한 시간 만에 데이터를 완벽히 분석하고 시각화 자료까지 곁들여, 바로 보고해도 될 만큼 깔끔하게 정리된 보고서를 가져왔습니다. 그 비결은 단연코 AI였습니다.

순간적인 생산성의 비약적 향상에 감탄하면서도, 리더로서 마음 한편에는 낯선 불안감이 피어올랐습니다. 데이터의 의미를 스스로 곱씹어보고, 보고서의 논리 구조를 처음부터 쌓아 올리는 고민 없이 나온 이 결과물이 과연 그 직원의 진짜 실력이 될 수 있을까?

AI는 우리에게 엄청난 효율성을 선물했지만, 동시에 리더들에게 ‘인재 육성’이라는 새로운 딜레마를 안겨주었습니다.

영화 ‘월-E’가 보내는 경고: 편안함이 초래하는 퇴보의 비극

픽사의 명작 애니메이션 ‘월-E(WALL-E)’를 기억하시나요? 영화 속 우주선 ‘액시엄’에 탑승한 미래 인류의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모든 것을 기계가 알아서 해주는 완벽한 편의 속에서, 그들은 점차 걷는 법조차 잊어버리고 비행 휠체어에 의존하는 무기력한 존재로 변해갑니다.

그들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수 세대에 걸쳐 기술의 편리함에 의존하는 사이, 인간 본연의 능력을 스스로 퇴화시킨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SF적 상상이 아닙니다. “AI 기술에 대한 우리의 현재 태도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입니다.

AI가 ‘삽질’이라 불리던 고되고 비효율적인 과정을 모두 처리해주는 지금, 우리는 어쩌면 지적 능력의 ‘비행 휠체어’에 올라타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 데이터 분석 근육: 수백 줄의 데이터를 눈으로 비교하며 오류를 찾아내던 능력
  • 비판적 사고 근육: 백지에서 보고서의 논리를 쌓아 올리던 능력
  • 문제 해결 근육: 막히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밤새 끙끙대던 능력

이 모든 ‘지적 근육’들이 AI라는 편리함 속에서 서서히 약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AI 시대, '지적 비만'을 피하기 위한 3가지 핵심 역량

‘월-E’의 인류처럼 무기력한 지적 비만 상태에 빠지지 않으려면, 우리는 AI를 활용하되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역량을 길러야 합니다. AI가 ‘답을 찾는 능력’을 대체하는 시대,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질문의 기술’

AI의 답변 수준은 전적으로 사용자의 질문 수준에 달려있습니다. 이제 핵심 역량은 ‘답을 아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AI에게 명확한 역할을 부여하고,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 집요하게 프롬프트를 다듬는 능력이 실력의 척도가 됩니다.

2. ‘비판적 검증 능력’

AI는 그럴듯한 거짓말, 즉 ‘환각(Hallucination)’을 너무나 자신감 있게 말합니다. 따라서 AI가 내놓은 결과물은 ‘초안’일 뿐, ‘정답’이 아닙니다. 이 결과물이 사실인지, 논리적 오류는 없는지, 우리 회사의 상황에 맞는 내용인지 최종적으로 검증하고 책임지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AI의 결과물을 맹신하지 않고 비판적으로 필터링하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3. ‘맥락적 연결 능력’

AI는 주어진 데이터 안에서는 놀라운 분석력을 보여주지만, 데이터 밖의 ‘맥락’을 읽지는 못합니다. 보고서 속 숫자와 지난주 회의에서 나왔던 팀장의 우려를 연결하거나, 고객사의 미묘한 표정 변화와 다음 분기 계약을 연결 짓는 통찰력은 인간 고유의 영역입니다. 흩어져 있는 정보들을 연결하여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는 능력이 AI 시대의 진짜 전문성이 될 것입니다.

리더를 위한 AI 시대 인재 육성 가이드: ‘생각하는 근육’ 단련시키기

그렇다면 리더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제 우리의 역할은 ‘업무 지시자’에서 “생각하는 근육을 단련시키는 퍼스널 트레이너”로 바뀌어야 합니다.

'결과물'이 아닌 '과정'을 리뷰하세요.

이제 리더의 리뷰는 최종 결과물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AI와 협업한 ‘과정 전체’를 다루어야 합니다. 리더는 직원이 AI에게 어떤 초기 질문을 던져 분석을 시작했는지, AI가 도출한 결론을 어떤 방식으로 교차 검증했는지, 그리고 AI가 만든 초안을 어떤 논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수정하고 발전시켰는지 등을 물어보며 그 과정의 타당성을 함께 논의해야 합니다.

'AI 없이 해보기'를 과제로 내주세요.

가끔은 일부러 AI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수동으로 업무를 처리하게 해보세요. 이는 벌이 아니라, 근력 운동 전 스트레칭처럼 기본기를 다지는 훈련입니다. 이를 통해 주니어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AI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처리해주는지 역으로 체감하게 될 것입니다.

'정답'이 아닌 '최선'을 찾는 문화를 만드세요.

AI가 내놓은 결과물을 정답으로 여기지 않고, “이것보다 더 나은 대안은 없을까?”라며 팀원들과 함께 토론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하나의 AI 모델에 의존하는 것을 넘어 여러 AI(예: ChatGPT, Claude 등)에게 동일한 질문을 던지고 그 결과물의 차이를 비교 분석하게 하는 것도 좋은 훈련법입니다. 각 AI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여러 결과물을 종합하여 더 나은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진정한 비판적 사고 능력이 길러집니다.

기술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지만, 그 기술에 잠식당하지 않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활용해 더 높은 곳으로 점프하되, 두 발로 단단히 땅을 딛고 설 수 있는 힘을 함께 길러야 합니다. AI 시대의 진정한 리더십은 AI를 활용해 단순히 성과를 내는 것을 넘어, 그 과정 속에서 사람을 성장시키는 데서 발휘될 것입니다.